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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임채호의 건강이야기] 관리가 필요한 고지혈증

작성자명정**
조회수261
등록일2019-06-28 오후 3: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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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성심메디컬의원 원장

인간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사는 무병장수를 원하지만 지금까지 영원히 살았던 사람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러면 조금 양보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 혹은 병은 있지만 이를 잘 극복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무병장수 까지는 아니어도 조금은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불교에서 인간이 반드시 겪어야 하는 네 가지 고통을 생로병사라고 하는데 그 의미는 누구나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 과정이 있다는 것이다. 갑작스런 사고를 제외하면 이 순서는 대부분 바뀌지 않는다. 태어나는 것은 선택할 수 없는 것이고 그 이후의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면 병들고 죽는 것을 막거나 그 간격을 늘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늘은 신체 노화와 관련하여 많은 영향을 주는 고지혈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혈액 속 지질 성분이 많아지는 상태는 고지혈증, 이상지혈증, 고중성지방혈증 등 여러 가지가 질환명으로 불리고 각각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으나 여기서는 지질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전반적인 양상과 그에 대한 대처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혈액 속 지질이 많으면 어떤 일이 생기나?

생체 내에서 지질은 에너지원, 세포막, 여러 호르몬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되는 꼭 필요한 성분이지만 남게되면 신체 여러 곳에 저장되게 된다. 피부 밑, 간, 복부 장기 사이, 근육 등이 대부분의 저장 장소이지만 우리 몸의 혈관 또한 지질이 저장될 수 있는 곳이다. 혈관에는 지질이 축적되는 것은 좋지 않고 지질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게 되는 상태를 죽상동맥경화증이라고 한다. 현미경으로 죽상동맥경화증이 있는 부위를 보면 혈관의 세부구조인 내막과 중막 사이에 지질이 축척되어 마치 걸쭉한 느낌의 기름 층 같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죽상동맥경화증에 의해 여러 심혈관질환, 심장마비, 뇌경색, 뇌출혈, 말초혈관질환 등 많은 질병들이 발생한다. 또한 혈관 속에 지질의 축척은 특정 부위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신체 모든 혈관에 어느 정도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된다.

노화와 고지혈증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면 피부는 거칠어지고 군살이 많아지고 근육량은 줄어들고 근력이 약화되는 변화가 생긴다. 신체 조직은 공급되는 산소와 영양분의 양에 의해 그 조직의 건강과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데 고지혈증에 의해 혈관벽 안에 지질이 축적되는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혈관 벽이 두꺼워져 젊었을 때보다 적은 양의 산소와 영양분이 조직에 공급되게 된다. 이것이 노화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쁜 콜레스테롤, 좋은 콜레스테롤은 무슨 말인가?

몸속의 콜레스테롤은 여러 생체 활동을 위해 적절한 장소로 지질을 이동하여야 하는데 이런 이동에 여러 지질 단백질이 이용된다. 특히 혈관벽의 죽상동맥경화증의 발생 과정에 혈관벽으로 지질을 가져오는 작용과 혈관벽에 있는 지질을 가져가는 두 가지 과정이 있는데 LDL-콜레스테롤은 혈관벽으로 지질을 가져오는 역할을, HDL-콜레스테롤은 그 반대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혈관벽을 두껍게 만드는 LDL-콜레스테롤을 나쁜콜레스테롤, 혈관벽을 얇게 만드는 HDL-콜레스테롤을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부르고 있다. LDL-콜레스테롤도 신체에 꼭 필요한 것으로 좋고 나쁘다는 표현이 정확히 맞는 것은 아니지만 혈관벽의 변화에서는 이런 식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지질 검사는 꼭 공복으로 해야 하나?

혈관벽을 두꺼워지게 만들어 여러 질병과 신체 노화의 주요한 원인인 동맥경화증을 막기 위해서는 지질 성분이 혈액 속에 얼마나 있는지 검사하고 그 결과에 맞추어 치료 방법을 고려하여야 하는데 몸속 지질 성분은 식사량, 식사와 검사 사이 시간에 따라 검사 수치가 변하는 특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식사 후 중성지방은 높아지고 LDL-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은 조금 낮아지게 되는데 이 변화가 아주 큰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과 상의 후 공복이 아닌 상태에서도 지질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검사 전 10-12시간 정도 금식(물은 허용됨)이 필요하다.

고지혈증 치료는 어떻게 하나?

혈액 속 지질의 양은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섭취할 때 증가하지만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도 지질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섭취하는 음식물 종류와 양 모두 중요하다. 따라서 적절한 운동 및 개인의 영양요구량에 맞추어 식이 섭취를 조절하고 과일, 야채, 통곡식, 저지방 또는 무지방 유제품, 어류, 육류는 살코기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지질 검사를 시행하고 전문의와 검사결과를 상의하여 필요시 스타틴과 같은 약물을 복용하여 치료할 수 있다.

고지혈증에서 경동맥 초음파의 역할?

경동맥은 우리 몸의 큰 동맥 중 피부 얕은 곳에 위치해 있어 초음파로 혈관 내부 파악이 용이한 특성이 있고 고지혈증에 의한 혈관 속 지질 축척은 전신적으로 일어나므로 초음파로 측정한 경동맥의 내중막 두께를 통하여 어느 정도는 전신의 동맥경화 양상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혈액 검사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좋아지면 약은 끊어도 되는가?

대표적인 고지혈증 약물인 스타틴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억제하는 약으로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다시 콜레스테롤의 생성이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여 혈액검사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져도 약을 끊게 되면 많은 경우 이전과 비슷한 정도의 콜레스테롤 수치로 돌아가게 된다. 따라서 체중감량, 운동 및 식이 조절 등을 포함한 치료적인 생활습관 변화를 하였을 경우 전문의와 상의하여 약을 끊고 이후 지질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약물 지속 여부도 판단하는게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약물 복용전과 비교하여 특별히 생활습관 변화가 없었다면 스타틴과 같은 약물의 꾸준한 복용이 필요하다.

영국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가 쓴 동화 ‘이기적인 거인’은 높은 벽에 둘러싸인 거인의 정원은 항상 추운 겨울이었는데 어느 날 그 벽을 없애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게 한 이후 따뜻한 봄이 찾아 왔다는 이야기인데 우리 신체도 운동, 식이조절 및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하여 혈관 속 콜레스테롤벽을 낮추면 인생의 봄이 다시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경남일보(http://www.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