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병들 중에 치료가 잘 안되거나 어려운 질환을 ‘난치병’이라고 하는데 그중에 가장 흔한 것이 무좀이 아닌가 생각된다.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무좀 특히 발톱 무좀에 대해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예전에 치료를 시도 했으나 치료가 잘 되지 않고 약이 독해서 이제는 포기하고 살고 있다”라고 얘기하고 이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발이나 아니면 여러분 부모님의 발을 보면 발톱무좀을 ‘난치병’ 이라 하는 것에 동의 하실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오늘은 잘 낫지 않고 덥고 습한 여름에 더 심해지는 무좀, 그중에서 발톱 무좀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발톱무좀은 어떻게 생기나?
무좀균(피부사상균)은 곰팡이의 일종으로 토양에서 사람이나 동물로부터 떨어져 나온 각질을 분해하며 생존하던 사상균이 사람의 각질에 적응하여 정착했다는 견해가 있고 여러분의 발에 있는 무좀은 공동체 생활 속에서 다른 사람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 속에 있는 무좀균이 여러분의 발에 전달되고 양말과 구두를 신고 생활하는 것과 같은 습하고 환기가 안 되는 환경에서 여러분의 발에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발톱에까지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발톱무좀 꼭 치료해야하나?
발톱무좀은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발의 문제를 야기한다. 심한 냄새, 소양감과 통증, 엄지발톱 가장자리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내성발톱 등으로 심할 경우 육체활동 및 거동에 장애를 주고 당뇨환자에서 발생하는 족부궤양도 발톱무좀이 원인이 되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발을 드러내놓고 있을 수 없고 항상 숨겨야하는 마음의 무게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고 심각한 사회 심리적 위축을 가져온다.
발톱무좀은 왜 치료가 잘 안되나?
발톱무좀을 치료 받았거나 받고 있는 사람 중 1년 이상 약을 먹었다는 사람이 많고 3년 이상 약을 먹었다는 사람도 드물지 않다. 그럼 발톱무좀은 왜 이렇게 치료가 안되는 것일까?
질환의 특성상 무좀으로 감염된 발톱은 정상보다 두꺼워지고 이 두꺼워진 발톱 자체가 외부 항진균제의 침투를 막는 보호막으로 작용하여 치료가 어렵게 된다. 또한 발톱무좀은 미관상의 문제이지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경구 항진균제의 부작용을 너무 심각하게 걱정하여 치료를 주저하는 의사들의 태도도 발톱무좀이 잘 치료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이다.
발톱무좀은 어떻게 치료하나?
발톱무좀의 치료는 쉽지 않고 습하고 환기가 안 되는 환경에서 쉽게 재발하지만 적절히 치료하면 잘 치료될 수 있다. 발을 청결히 하고 건조하게 유지시키며 무좀에 오염되지 않은 신발 여러 켤레를 교대로 신는 것으로 재발을 막거나 늦출 수 있다.
발톱무좀의 치료법은 복잡하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방법이다. 무좀으로 감염된 발톱을 잘 깎고, 얇게 갈아낸 다음 그 위에 외용항진균제 바르거나 또는 경구항진균제 복용하면 되고 경구항진균제와 외용항진규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보다 치료 효과가 좋다.
발톱무좀은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발톱 무좀의 치료기간은 최소 6개월 이상이라고 하나 꼭 그렇지는 않다. 욕실에 있는 곰팡이 때와 발톱 무좀은 조금 다르지만 비슷할 수도 있다. 곰팡이를 잘 제거한 이후 곰팡이 제거제를 바르면 곰팡이 때는 금방 없어지지만 적절히 곰팡이를 제거하지 않고 곰팡이 제거제만 바르면 언제 없어질지 기약할 수가 없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무좀으로 감염된 발톱을 잘 깎고 갈아내는 것이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극단적인 상황으로 가정하면 10㎝ 두께 곰팡이 층이 위에 아무리 많은 곰팡이 제거제를 부어도 곰팡이는 없어지지 않지만 삽으로 퍼내고 잘 긁어내어 1㎜ 두께로 만든 다음 곰팡이 제거제를 뿌리면 곰팡이는 금방 뿌리까지 없어질 것이다.
발톱무좀이 재발하면 어떻게 대처하나?
발톱무좀은 재발 또는 재감염이 쉽게 되므로 ‘완치되는 질환’이라기보다는 ‘통제 가능한 질환’ 으로 생각하는 것이 적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발톱 색이 변하고, 두꺼워지는 것과 같은 재발의 징후가 보이면 즉시 의사를 찾고 적절히 조치 받을 것을 당부 드린다.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영화나 책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는 모습이 있는데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누군가를 아주 사랑할 때 할 수 있는 장면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음 달은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이 있는 가정의 달이다. 언젠가 여러분의 발을 사랑으로 깨끗하게 씻겨 주셨던 부모님의 발은 안녕하신지 살펴보고 혹시 발톱무좀 등 이상이 있으면 적절히 치료받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의미 있는 효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임채호(진주 성심메디컬의원 원장)
출처 : 경남일보(http://www.gnnews.co.kr)